베란케는 스크럴 제국의 공주이자 여제로서 지구 침공을 직접 지휘했던 인물입니다. 오늘은 베란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삶은 추방에서 시작하여 침투와 위장, 그리고 최후의 전투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궤적을 남겼습니다.
추방과 여제로의 귀환
베란케의 이야기는 일루미나티라 불리는 지구의 슈퍼히어로 집단이 스크럴 제국의 궁전을 탈출한 사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티에랑크스 일곱 번째 구역 출신인 공주 베란케는 스크럴의 멸망을 경고하는 경전을 신봉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다가오는 파멸의 징조를 ‘파도’라 표현하며, 스크럴들이 반드시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정착지는 푸른 별로 불린 지구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황제였던 도렉 일곱 세는 그녀의 예언을 무시했으며, 경전과 신앙을 내세운 주장을 광신이라 단정지었습니다. 결국 베란케는 반역자이자 광신도로 몰려 감옥 행성에 추방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은 그녀가 옳았음을 입증했습니다. 예언대로 갤럭투스가 스크럴 제국을 공격하면서 멸망에 가까운 파괴가 일어났습니다. 스크럴들은 나라를 잃고 방황하게 되었고, 그제야 사람들은 베란케를 새로운 여제로 맞이했습니다. 여제가 된 베란케는 경전에 기록된 대로 푸른 별, 즉 지구가 새로운 스크럴의 고향이 될 것이라 선언했습니다. 그녀는 단순한 침략이 아닌 장기적이고 치밀한 침투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단순히 군사력으로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인들 사이로 깊숙이 스며들어 사회와 영웅들을 분열시키는 전략이었습니다.
베란케는 다른 이들을 지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지구 침투 임무를 맡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녀가 선택한 위장은 스파이더 우먼이었습니다. 당시 제시카 드루라 불린 진짜 스파이더 우먼은 힘을 잃고 하이드라의 시설에 들어가 초능력을 되찾기 위한 수술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때 스크럴 요원들은 그녀를 마취시키고 베란케가 대신 그녀의 자리를 차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베란케는 지구의 히어로 사회 한가운데 잠입할 수 있었고, 이는 스크럴 침공의 서막을 여는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스파이더 우먼으로서의 위장과 음모
스파이더 우먼으로서 위장한 베란케는 지구의 영웅 사회에 점점 스며들었습니다. 그녀는 초인 교도소 래프트에서 일하면서 빌런 일렉트로가 폭동을 일으켰을 때 개입했고, 이 사건은 뉴 어벤저스의 결성을 불러왔습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이 팀에 합류하며 지구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닉 퓨리의 비밀 요원으로까지 활동하며 쉴드와 하이드라, 심지어 퓨리와의 연결 고리를 동시에 활용하는 삼중적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 어떤 히어로도 쉽게 의심하지 못할 교묘한 포지션이었습니다.
베란케는 영 어벤저스의 일원인 헐클링이 사실은 캡틴 마블과 스크럴 공주 아넬의 아들이자 정당한 왕위 계승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제위를 위협할 존재라 판단했고, 침공이 시작되면 무조건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그녀의 행보는 철저히 권력과 예언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세계가 스칼렛 위치의 힘에 의해 뮤턴트 사회로 변형되었을 때에도 베란케와 스크럴 요원들은 이 변화를 인지했습니다. 그녀는 직접 스칼렛 위치를 암살하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스크럴 인구가 대규모로 학살당했다는 소식은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이 사건은 오히려 그녀로 하여금 더욱 강력한 의지로 지구 침공을 준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초인등록법이 시행되고 슈퍼히어로 사회가 갈라진 시기에도 그녀는 교묘히 움직였습니다. 스파이더맨이 정체를 공개하자 토니 스타크는 스파이더 우먼의 삼중적 정체를 눈치챘고, 쉴드의 국장대리 마리아 힐은 체포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하이드라가 그녀를 구출하면서 마담 하이드라가 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고, 대신 캡틴 아메리카가 이끄는 저항군에 접근해 신뢰를 쌓았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도쿄에서 에코를 구출하는 임무 중 발생했습니다. 그곳에서 엘렉트라가 스크럴임이 드러나자, 히어로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베란케는 이를 이용해 불신을 증폭시켰고, 토니 스타크에게 스크럴 시체를 넘겨주며 마이티 어벤저스에까지 합류했습니다. 지구 영웅 사회 전체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그녀의 계략은 치밀하게 성공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최후의 전투와 몰락
베란케의 계획은 결국 정체가 드러나면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새비지 랜드에서 스크럴 수송선이 불시착하며 정체불명의 요원들이 등장했고, 점차 진실이 드러나자 지구의 영웅들은 스크럴 침공의 실체와 그녀의 역할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스크럴 군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던 때였습니다.
베란케는 스크럴의 기지로 삼아둔 캠프 해먼드에서 마지막 결전을 준비했습니다. 뉴 어벤저스, 마이티 어벤저스, 닉 퓨리의 시크릿 워리어즈, 영 어벤저스, 이니셔티브, 토르,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 그리고 심지어 후드의 범죄 조직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거대한 전쟁에서 베란케는 직접 슈퍼 스크럴 군대를 이끌며 전면에 섰습니다.
전투는 치열했습니다. 베란케는 울버린의 어깨를 찔러 부상을 입히며 강력한 전투력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로닌이라 불리던 호크아이가 쏜 화살이 그녀의 얼굴을 꿰뚫으며 큰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쓰러진 순간에도 전황은 혼돈에 빠져 있었고, 스크럴 옐로우재킷은 와스프의 몸속에 심어둔 장치를 가동시키며 또 다른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마지막 순간, 아직 살아있던 베란케를 향해 히어로들이 공격하려 했으나 노먼 오스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그는 총을 들어 베란케의 머리를 날려버렸고,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스크럴 여제 베란케의 삶은 예언에서 시작해 침투와 위장, 그리고 처참한 최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녀의 죽음은 지구의 승리를 알렸으나 동시에 스크럴 제국의 또 다른 복수를 예고하는 불씨로 남았습니다.